[판다] 위선의 겨울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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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팬 시나리오

[위선의 겨울로부터]

w.파블로프

PC다카포 알피네 KPC판엠에버그린

20240622 15:08~

*

어둑어둑한 시야. 무거운 눈꺼풀에 밝은 빛이 비칩니다.

작렬하는 빛에 의하여 눈을 떠 보면 수술대 위에 누워 있습니다.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왜 여기에 누워 있지? 그런 생각이 들어올 즈음...

옆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더니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옵니다.

[모든 절차는 끝났으니 가고 싶은 과거로 돌려보내 주지.]

곤충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 지직거리는 소리.

일순간 몰려오는 큰 소리는 뇌에 충격을 가하기 좋았고,

그 탓일까... 당신은 까무룩 정신을 잃습니다.

.

.

흐드러지는 선혈이 피어나는 꽃 같이 자국을 남깁니다.

건조한 겨울의 바람이 코 끝을 시리게 만들고 화약의 탄내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그런 전장의 한가운데서 당신은 불현듯 정신을 차립니다.

익숙하지 않은 마을, 시끄럽게 울려 오는 총의 소리.

가까이서 귀를 찢을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그곳을 향해 돌아보고자 하면, 날아온 탄환이 당신을 관통합니다.

정확하게는 관통할 뻔했습니다.

누군가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말이에요.

판엠 에버그린:괜찮으십니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나는 총을 가지고 있는가?)

KP:행운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Luck

보통

성공

52vs.65

bonus / penalty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생명줄을 쥔 듯 당신의 손아귀에 총 한 자루가 꽉 붙들려 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상대에게 총을 똑바로 겨눈다.) 소속.

판엠 에버그린:... ... (물끄러미 바라본다.)

제 1보병사단 소속 중위, 판엠 에버그린입니다.

어지럽게 흔들리는 시야에서, 당신의 몸을 붙든 구원자의 목소리가,

모습이 뚜렷하게 시야에 박혀 옵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광경입니다.

5년 전, 모종의 이유로 죽은,

당신을 사랑하던 실험체 판엠 에버그린.

다른 누군가도 아니고 판엠이라니, 그렇다면 돌아온 이곳은 판엠이 크게 다쳤던 그 전장이란 말인가요?

다카포 알피네:... (여전히 총을 겨눈 채로 판엠의 몸 상태를 살펴본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내 이름은?

잔 상처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멀쩡해보입니다.

판엠 에버그린:... (미간을 슬쩍 찡그린다.) 당신이야 말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머리라도 다쳤어? 어디 봐. (갖추던 격식을 내려두고 네 머리통을 붙잡아 이리저리 살핀다.)

다카포 알피네:(제 머리 잡는 손을 쳐내고 뒤로 물러난다.) 누구냐고 물었어. 여긴 어디야?

판엠 에버그린:(상처 없이 깨끗한 걸 확인했는지 얌전히 물러난다.)

보면 몰라? 전쟁터 한복판이잖습니까.

일어나십시오. 다카포 알피네 군의관 님. (손을 내민다.)

...당신한테 문제가 생기면 윗선에서 가만 있지 않을 테니까.

다카포 알피네:다리가 아파. 아마 넘어지면서 접질린 것 같은데 ......

못 걷겠어.

판엠 에버그린:... 그걸 왜 이제 말해? (다그치듯 말하더니 급히 자세를 낮춘다.)

어느 쪽이야. 오른쪽? (상처를 살피려는 듯 손이 허공에서 웃돈다.)

다카포 알피네:일단 업어줄래? 돌아가자. 지금 여기서 살피기엔 너무 위험한 거 같은데..... (업히려는 듯 양 팔 벌린다.)

판엠 에버그린:... ...태평한 소리를. (혀를 찬다.) 부러진 거라면 부목이라도 대고 움직여야지.

당신 정말 의사 맞습니까? ... ...

(이래저래 말은 많지만 네 오금 밑으로 손을 쑥 집어넣더니 번쩍 안아 든다.)

다카포 알피네:내게 지금 군의관으로서의 자격을 묻는건.. ?

가?

(얌전히 안아올려진다. 합격. 꽤 좋은 꿈이야, 하는 생각이나 한다.)

판엠 에버그린:(무시) 이동합니다. 통증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다카포 알피네:머리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지금 니가 여기 있으면 안 되거든 ... 나는 네가 왜 여기 있는지 이해가 안 되네.

판엠 에버그린:(시선을 내려 흘끗 네 얼굴을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다시 정면에 둔다.) ...군인이 전장에 있는 게 뭐가 이상합니까?

돌아가거든 반드시 진찰부터 받으세요.

전장에서 임시 본부를 향해 가는 길은 그렇게 험난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전차 소리와 총소리가 크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아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판엠에게 한참을 안겨 걷다 보면 나오는 것은,

부상자와 군인들이 한아름 모여 있는 여러 개의 천막입니다.

가벽 대신 철조망을 세우고 그 위에 천을 덧댄 모습의 공간은 확실히 임시 본부라고 할 만합니다.

판엠은 당신을 빈 침대 위에 앉히더니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가 향한 곳에 있는 사람은 제법 거만한 태도로 판엠을 맞이하며,

판엠이 귀에 무언가 속삭이는 것을 들으며 고개만 끄덕일 뿐입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판엠은 깍듯한 자세로 인사하고,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판엠 에버그린:다리와... (어딘지 미심쩍은 표정이다.) 머리를 다친 것 같다고 말 해두었습니다.

치료 잘 받으십시오. ...그럼. (경례를 한다.)

다카포 알피네:그럼? (마음에 들지 않는단 표정으로 빈 침대에 누웠다.)

어디갈건데?

이상하네 .......

판엠 에버그린:(상관이 마주 경례를 해주지 않으니... 꼼짝 없이 이 자리에 못 박히게 되었다.)

...해야 할 일을 하러 갈 겁니다.

다카포 알피네:네가 해야 할 일은 내 상태가 좋아질때까지 옆에서 보호하는 거야. 나는 지금 여기 그 누구도 못 믿겠거든. (마주 경례하지 않는다.)

판엠 에버그린:... ...아까부터 자꾸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온통 아군 뿐인데 이들을 못 믿으면 누굴 믿겠다고...

다카포 알피네:꿈에서라도 아무도 .... 그 아무도 믿으면 안돼, 에버그린. (꿈에서라도 너를 한 번 더 잃는 일은 겪고싶지 않으니 혼내듯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지말라는 뜻이야. 그냥 여기 있어. 의자 가지고 와서 앉아있어도 돼.

판엠 에버그린:... ... (조금 심란한 표정이다. 저 멀리 서있는 상관과 다카포를 번갈아 보더니, 이내 근처의 의자를 끌고 와 네 곁에 자리를 잡는다.)

... 10분만이야. (목소리를 낮춘다.)

악몽이라도 꾼 거야? ...오늘따라 유독 이상해, 당신.

다카포 알피네:(큼큼, 목소리 가다듬고 손 잡아달라는 듯 내민다.) 응. 네가 날 배신하고 도망가는 꿈을 꿨지.

판엠 에버그린:(머뭇거리다가 겨우 손가락 두 개만을 잡았다. 아주 미약한 힘으로.)

개꿈이야. 내가 널 왜 배신해?

다카포 알피네:(아주 미약한 온기나마 간절히 원했던 그 시간들이 아주 헛된 건 아니였구나. 단호하게 개꿈이라 말하는 목소리에 키득거리며 웃었다.) 왜, 혹시 알아. 내가 너한테 아주 나쁜 짓을 할 수도 있잖아. 예를 들면 네 기억을 몽땅 지워버린다던가, 그런 거.

판엠 에버그린:... (시선이 미끌어져 내려간다. 맞닿은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지킨다.)

상관없어, 그래도.

네 곁에 있을 거야.

다카포 알피네:(픽 웃었다.) 판엠 에버그린 중위, 이제 돌아가도록. 경례는 생략한다.

판엠 에버그린:... ... (고개가 들린다. 조금 불만스레 네 얼굴을 바라보다가,)

(천전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쉬십시오.

(짧은 경례 후 물러난다.)

판엠이 사라진 후 홀로 있는 당신에게 누군가 다가옵니다.

제법 직위가 높아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당신에게 동행을 요구합니다. '해야할 일'이 있다는 모양입니다.

다카포 알피네:(아무런 감정 없이 경례 후 동행한다.)

그는 당신을 천막 안으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들어간 천막 안에는 심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누워 있고,

몇 되지 않는 군의관들이 그들을 치료 중에 있습니다.

보다시피 워낙 인력이 적은 탓에, 치료가 빨리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당신에게 남은 이들의 치료를 부탁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이지. 군말없이 사람들을 치료하기 시작한다.)

좋습니다. 당신은 의사 된 도리를 다하기로 합니다.

다른 군의관들을 도와 군인들의 부상을 전부 치료하고 나면 어느새 시간은 오후 여섯 시를 가리킵니다.

간단하게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봤자 식사라고는 딱딱하고 마른 빵에 캔 수프 같은 것이지만요.

다카포 알피네:(식사를 거르고 주변을 돌아본다. 더 할 일은 없나?)

주변을 둘러보는 당신을 군의관 한 명이 붙잡습니다.

군의관: 식사 안 하십니까?

다카포 알피네:(고갤 끄덕인다.) 아직 쉬기엔 이른 것 같은데.

군의관: ... 역시 알피네 군의관 님이십니다.

하긴, 시간이 많지 않으니 밥먹는 시간도 아껴야 하겠지요!

갑자기 당신에게 감명을 받은 듯한 군의관이 하던 식사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곤 함께 식사를 하던 동료들을 불러 모아, 일사분란하게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군의관: 가시죠!

다카포 알피네:그쪽은 식사 계속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 (우선 따라가본다.)

군의관: 아니요. 안 그래도 일손이 모자란 데 그럴 수야 없지요.

그들이 향하는 곳은... 이곳의 지하 같습니다.

계속 따라 갈까요?

다카포 알피네:(우선 계속 따라간다.)

옆에서 계속 조잘대는 군의관 하나를 끼고 걸음을 옮기다 보면...

커다란 공간 하나가 나타납니다.

다카포 알피네:시끄러워. 조용히 가.

군의관: ...예!! (혼자 생각에 잠기실 시간이 필요한가보다!) (합!)

온통 축축한 느낌이 가득한 이곳은... 그래요, 실험실입니다.

이런 곳에 사람을 가두어 실험을 한다면 분명 위생 상태가 좋지 못하여 병에 걸리겠지요.

그러고 보면, 이전 생의 판엠은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인해 죽어버리고 말았었죠.

그는 어떤 병에 걸려있던 것일까요?

의문을 가진 채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갈래로 방이 나뉘어 있습니다.

각 방마다 번호가 지정되어 있는 것이 꼭 방공호 같습니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내부에 무언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카포 알피네:(내부를 살짝 들여다본다.)

KP:관찰 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Spot Hidden

보통

성공

46vs.85

bonus / penalty

내부에는... 사람의 형태를 닮은 실루엣이 여럿 있습니다.

하나같이 멀쩡해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카포 알피네:(군의관을 마저 따라간다.)

대열을 따라 가다보면 머지않아 도착하는 곳은 거대한 실험실입니다.

위에서 상처를 치료해줄 때 보았던 모든 군의관들이 모여 있고,

개중에는 로브를 입고 모자를 푹 뒤집어쓴 모르는 얼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험대입니다.

족히 열 명은 되어 보이는 인원의 군인들이 실험대 위에 누워 있습니다.

마치 오랜 시간 이런 실험을 받아 왔다는 것처럼 익숙하게 누워 있는 군인들 사이에서 당신은 익숙한 얼굴을 봅니다.

판엠 에버그린:... ...

판엠이 마지막 실험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당신을 알아본 판엠이 지긋이 눈을 마주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썩 기쁜 표정은 아닙니다.

하기야, 곧 실험을 당하게 될 텐데 누가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로브를 뒤집어 쓴 사람 중 하나가 당신을 판엠 앞으로 떠밉니다.

"이쪽이 네 실험 대상이다."

다카포 알피네:(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짓는다.)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그는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합니다.

"새삼스레 묻는군. 늘 하던 대로 해."

실험대 위에는 여러가지 약물이 즐비해있습니다.

KP:1D10 다이스 롤

다카포 알피네:3

당신은 오늘 총 3개의 약물을 그에게 실험해야 합니다.

KP:소독을 위한 알코올과 여러개의 주사기가 놓여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실험하세요! 군의관의 본분을 잊지 마십시오.

당신은 최강의 '생체 병기'를 만들기 위해 이곳에 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 (판엠의 팔을 잡아 혈관 상태를 체크하고, 토니캣을 묶는다.) 너는 이 실험을 얼마나 오래 해왔어?

판엠 에버그린:(익숙하게 팔을 내어준다.) ...글쎄. 1년 정도인가.

다카포 알피네:(알콜 솜으로 소독한다. 최대한 느리게... 천천히.) 1년... 기네. 기분은 어때.

판엠 에버그린:(주사 자국과 퍼렇게 든 멍으로 성한 곳 하나 없는 팔을 무감하게 내려다본다.)

...나쁘지 않아. 너한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다카포 알피네:(투덜거리면서 첫 번째 약물을 주사한다.) 팔도 알록달록, 예쁘고 좋다 정말. 그렇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그냥 날 따라다니기나 해. 할 일이 있다던 게 이거였어?

판엠 에버그린:(혈관을 타고 들어오는 약물의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탁탁 튀는 불꽃을 밀려드는 느낌이다. 고통을 내색하지 않으려 잠시 침묵한다.)

...이게, 그나마 당신 곁에 가장 오래 붙어 있을 수 있는 방법이었어.

그렇지 않으면... 한낱 군인인 내가 무슨 명분으로 당신을 따라다녀?

다카포 알피네:(지혈하며 판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 전에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거든?

근데 비실비실, 아프다가 이유도 모르고 픽 죽더라고. 군인은 튼튼한 줄 알았는데 딱히 그것도 아닌가봐.

나 그때 되게 상처받아서 지금도 정신이 이상해. 판엠 에버그린, 이번의 넌 어때. (다시 알콜 솜으로 소독한다.) 날 오래 따라다닐 수 있을만큼 튼튼해?

판엠 에버그린:(좋아하던 사람? ... 신경이 툭, 건드려진다.)

(온 신경이 그리 쏠려 가슴이 답답했으나, 네가 상처 이야기를 꺼내니 이상하게도 전부 상관 없어졌다. 약의 부작용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쉽게 안 죽어. 그러니까...

괜한 걱정하지 말고... 당신 몸이나 잘 챙겨.

다카포 알피네:글쎄. 지금으로만 봐서는 또 다른 사람 구한답시구 먼저 뛰어나갈 거 같은데. (두번째 약물을 천천히 주입한다.)

난 건강해. 너무 건강해서 탈이야. 죽을만큼 괴로워도 진짜 죽진 않더라고.

판엠 에버그린:...아군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대꾸 후에 들이닥치는 격한 통증에 몸이 움찔 떨린 후 굳는다. 애써 마른 침을 삼키겨 평정을 가장한다. 흐르는 식은 땀마저 조절할 수는 없었지만.)

죽을 만큼 괴로운 일이 있었어? (이 상황에도 너를 보는 눈빛이 걱정으로 물든다.)

다카포 알피네:... (대답을 거절하듯 말 없이 손수건을 꺼내 식은 땀을 닦아준다. 꿈 속의 판엠은 좋아하지 말아야지. ) 몸이 굳는 것 같은데. 많이 아프신가요?

판엠 에버그린:... ... (들려오는 존댓말에 표정마저 굳는다.)

... 괜찮습니다. 계속 하십시오.

다카포 알피네:다행이네요. 아프다는 말이 제일 싫거든요. (팔의 멍들지 않은 부분 어딘가를 찾아 알콜 솜으로 문질렀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아프고, 왜 그렇게 쉽게 죽는지 몰라...

아까 낮에 엄살 부린 건 미안했어요. 그냥 제정신이 아니였나봐. 못 본 걸로 해줘요.

판엠 에버그린:(잠자코 네 말을 듣다가 입을 연다.) ... ...진짜로 아픈 게 아니셨던 겁니까?

다카포 알피네:네, 저는 괜찮아요. 아까 구해주신 덕분에 하나도 안 다쳤고... 마지막 약물이에요. 괜찮겠어요? (판엠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이 판엠은 내가 좋아한 그 판엠이 아니다.)

판엠 에버그린:(...괜찮다니 다행이군. 얼굴에 얼핏 안도가 스친다.)

괜찮습니다. (눈빛이 차갑다. ...상관 없다. 네 마음을 바란 적 없으니까. 감히.)

다카포 알피네:팔이 엉망이에요. 뺄 수 있다면, 실험엔 최대한 응하지 말아요. (깔끔하게 마지막 약물을 투여하고, 뒷정리를 한다.)

..... 다치지 말고요.

판엠 에버그린:... 알아서 하겠습니다. (걷어붙힌 소매를 내린다. 이때가 아니면 네 얼굴을 좀처럼 보기 어려우니... 앞으로도 실험에 불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군의관 님도... 다치지 마십시오.

실험이 끝난 이후 판엠은 로브를 입은 사람이 주는 흰색의 알약을 먹고 일어납니다.

어쩐지 수상한 것들 투성이입니다.

실험하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외의 것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곳에 오래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옵니다.

*

240708 20:01 ~

총칼과 유혈이 낭자한 전쟁통 한 가운데.

당신은 평소와 같이 다친 이들을 치료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큰 목소리로 중상자가 있으니 빠른 치료를 부탁한다고 이야기하는 군인과 함께,

들것에 실려 이송 되어 오는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익숙한 얼굴입니다. 당신의 실험체, 판엠.

군인: 군의관 님! 중상자입니다.

다카포 알피네:(수없이 봐왔던 얼굴이 낯선 모습으로 이송되는 걸 보다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꿈이 지나치게 길다. 지나치게 생생하다.) 아, 나는.... 나는 다른 환자를 봐야할 것 같은데..

군인: 그렇...습니까? (한 시가 급한 상황이라 초조한 얼굴이다.)

...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군의관 님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렇게 당신에게 경례를 한 군인이 판엠을 실은 들것을 이고 막사를 빠져나갑니다.

바깥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젠장, 여기서 또 다른 의사를 어디가서 찾으란 말이야!"

"병장님, 출혈이 너무 심합니다!"

"손으로 틀어 막아!"

대화소리가 막사에서부터 점점 멀어져갑니다.

다카포 알피네:(꿈 속의 판엠마저 잃으면 나는 쟤를 어디서 봐야하지? 언젠가부터 길게 겪어왔던 고통을 다시금 느끼며 답 없는 물음을 던졌다. 멀어져가는 목소리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

제가, 제가 볼게요. 급한 것만 볼게요.

군인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봅니다.

다카포의 말에 화색이 도는 얼굴로 거듭 감사를 전하며 다시 막사로 들어옵니다.

들것 째로 판엠이 빈 침대에 눕혀집니다.

아랫배 언저리에 총상이 있고, 그 주위로 울컥울컥 피가 솟아 나옵니다.

군인: ...다리를 다친 아군이 있었는데, 도우려다 적군이 쏜 총에 맞았습니다.

다카포 알피네:멍청해. (숨을 가다듬고 바이탈을 체크해본다.)

피를 많이 흘린 탓인지 피부가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혈압은 말할 것도 없이 낮고, 맥박은 비정상적으로 빠릅니다.

군인: ... 그럼 저희는 다른 부상병 이송을 도와야 해서 이만.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판엠을 이송한 군인들은 급히 막사를 빠져나갑니다.

KP:응급처치 판정이 가능합니다

다카포 알피네:(지금 내가 판엠에게 응급처치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판엠을 다시 잃게 되겠지. 현실이든 꿈이든 우리가 이렇게 헤어질 수 밖에 없다면, 이유도 모르고 너를 잃는 것보단 내 실수로 너를 잃는 게 나을지도 몰라. 그럼 적어도 네 죽음을 내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테고... 그럼 덜 슬플지 몰라.) ... (잔뜩 멍든 팔. 얘는 왜 실험을 당하고 있을까? 이것도 실험의 일부가 아닐까? 배의 상처에서 멍든 팔로 시선이 옮겨지자, 온갖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릿속이 터져버리는 것만 같았다.) 판엠 에버그린. 나 궁금한게 있는데. 죽을거면 대답이라도 해주고 가.

다카포 알피네

First Aid

보통

어려움성공

9vs.30

bonus / penalty

KP:

판엠 에버그린

Constitution

보통

실패

86vs.40

bonus / penalty

머릿속이 엉망진창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의 손은 분주히 움직입니다.

그를 치료하고자 옷을 벗겨 내면 훤히 드러나는 어떤 흔적이 있습니다.

멍 자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보랏빛을 띄고 있지만, 둥근 선 안으로 어떤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이런 표식을 남겨두었단 말입니까?

의문은 많지만 지금은 그것을 해소할 때가 아닙니다.

KP:

판엠 에버그린

Luck

보통

성공

41vs.50

bonus / penalty

응급처치로 출혈이 잡히고 약 10분이 흘렀을까요,

판엠이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립니다.

판엠 에버그린:...뭐야? (다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주위를 둘러본다.)

다카포 알피네:(목소리를 듣자마자 당신은 머저리 멍청이라고 외치고 싶은 걸 꾹 참고 신경질적으로 응급처치를 이어나간다.) 잠꼬대 되게 심하던데요. 움직이지 마세요. 아직 치료 중이니까.

판엠 에버그린:(네 손을 훽 붙잡는다.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으면서도 손아귀의 힘은 여전하다.)

그녀석은, 무사합니까?

아무래도 구하려던 아군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전쟁통에서 남을 구할 마음이 남아 있다니 웃기지도 않죠.

하지만 낯선 일도 아닙니다. 그는 언제나 이상한 곳에서 고집이 셌으니 말입니다.

다카포 알피네:당신이 누굴 또 구하려다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다는 이야긴 들었어요. (잡힌 손을 가만히 내버려둔 채 쳐다본다.) 일단 그 쪽부터 요단강에서 건너오고나서 얘기할까요? 간신히 잡은 출혈 다시 터트리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 손 놓아요.

판엠 에버그린:... (그래, 어떻게 됐는지 이 사람도 모르는 거군. 순순히 손을 놓는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려 한다. 직접 찾으러 나설 셈이다.)

다카포 알피네:상명하복도 모르는 건지, 죽고싶어서 환장을 한건지. 아니면 둘 다? 죽고 싶으면 저 모르게 죽어요. (애써 지혈했던 곳을 툭 친다.) 누워.

판엠 에버그린:(몸을 반쯤 일으킨 채 반항심 가득한 눈으로 올려다본다.) ...보내주십시오.

다카포 알피네:좋아, 평소의 판엠 에버그린이네. 충분히 제정신인 거 알겠고, 그만 억지부려. 금방 치료 끝나. 네가 이렇게 고집부리면 고집 부릴 수록 다음 사람이 치료받지 못하고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거, 모르겠어? 밖에 대기하고있는 네가 구한 애가 과다출혈로 죽을지도 모르지. 네가 상태를 보러가봤자 할 수 있는 건 없잖아. 가만 있어. 너 치료하고 내가 보러 갈테니까. (눈은 마주쳤으나 눈 앞의 상대를 바라본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죽은 판엠 에버그린은 이제 대답해주지도 않을테니, 꿈속의 네게 단호하게 말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늬를 가리킨다.) 이건 뭐야. 오늘 얻어온 상처는 아닌데.

판엠 에버그린:(쏟아지는 말 중에 무엇 하나 틀린 것이 없어서 반박도 못한 채로 가만히 침묵을 지킨다. 여기서 이렇게 누워 있을 시간이 없다. 당장 나가서, 아까 구해온 녀석의 안위도 확인해야 하고... 그렇잖아도 모자란 전력에 힘을 보태야한다. ...이렇게, 누워있을 수는...)

(그렇게 상념에 잠겨 허덕이며, 뒤늦게 보았다. 네 눈을. 어느 곳도 응시하고 있지 않은 그 눈을. 그 어디에도 발 붙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사람 같은 표정을. ...왜인지 덜컥 겁이 난다.)

(다시 천천히 몸을 뉘인 까닭은 그 때문이다.)

... ... 모르겠습니다. 최근 들어 생겼습니다.

... 다친 건 아닙니다. (느리게 덧붙인다.)

다카포 알피네:(몸을 뉘이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눈 앞의 판엠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할 일은 하겠다는 듯 다시 손을 분주히 움직여 상처를 치료한다. 그래도 눈 앞의 판엠은 살았어. 괜찮아. 잃지 않았어.) 다친 게 아니라면 더 신경써야겠네. 오늘부터 네 몸을 계속 점검하고, 이 상처를 포함해서 몸에 네가 모르는 변화가 생길 때마다 보고하도록 해.

어디서 상처를 더 악화시켜오거나 죽어오거나 해서 ... 널 치료한 내게 죄책감을 주는 일 같은 건 없도록 하라는 말이야, 알았어?

판엠 에버그린:(이제야 겨우 시선이 맞물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안심한다. 당장에 모든 걸 체념해버릴 것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알겠습니다.

(입술을 달싹이다가, 겨우 한마디를 내뱉는다.)

...난 안 죽어. 살아 남을 거야.

다카포 알피네:(겨우 내뱉는 말에 괜히 미워져서 상처를 힘주어 누르며 치료를 마무리한다. 밉네, 미워. ) ... (이번엔 내가 먼저 죽어버릴거야, 같은 헛된 생각에 웃는다.) 누워서 쉬어. 네가 구한 애는 내가 보고 상태 얘기해줄테니까.

판엠 에버그린:(어째 치료에 감정이 실린 것 같은데. ...그래도 신음소리 하나, 군말 한번 내뱉지 않는다.)

(웃는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마워.

당신은 또 다른 군인의 치료를 위해 이동해 달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고맙다는 말에 판엠의 이마를 툭 치고 간다.) 자라.

판엠 에버그린:(손길이 이마에 닿는 순간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가 편다. 어쩐지 어린애 취급을 당한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짧은 거리를 이동해 당신이 치료해야 하는 군인 앞에 서면,

문득 이 사람도 그 실험에 참여했던 자임을 깨닫게 됩니다.

KP:지능판정이 가능합니다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Intelligence

보통

성공

47vs.65

bonus / penalty

당신은 문득 생각합니다.

만일 판엠의 몸에 생긴 문양들이, 실험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면?

그렇다면 똑같은 실험을 당한 이 사람 또한 판엠과 같은 문양을 가지고 있겠지요.

응급처치를 하며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그 쪽, 판엠 에버그린이 구했나요?

부상병: ...네, 그렇습니다. (총알이 다리를 관통한 모양인지 허벅다리 쪽이 피범벅이다.)

판엠은 괜찮습니까?!

다카포 알피네:... 그럼 치료해야겠네. (느릿느릿 부상병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 응급처치를 시작한다.) 목소리 작게. 에버그린은 괜찮고.... 에버그린이랑 친하나? 이름을 부르네. (응급처치를 하며 판엠과 같은 문양이 몸에 새겨져있는지 찾아본다.)

KP:... 네?! 네... 작게... (복창한다. 소리가 그라데이션으로 작아진다.)

판엠과는... 입대 동기라서... 각별합니다. 제가 신세를 많이 지기도 했고요...

라고 부상병이 말했습니다.

부상병은 다리를 다쳤습니다. 몸쪽에 있는 문양을 살피기 위해서는... 옷을 벗겨야 할 것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아.. 그래, 동기구나. (짜증이 조금 누그러들었다.) 다른 곳 살펴보게 잠깐 옷 벗어봐.

부상병: ...옷 말입니까? (멀뚱..)

감사하지만 상체 쪽은 멀쩡합니다.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리를 치료해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서 바쁜 군의관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카포 알피네:오늘 니 동기가 날 두 번 짜증나게 했어... 너 얼마나 다쳤는지 보러간다고 배에 구멍난 채로 벌떡 일어나서...

네가 세번째로 짜증나게 만들 참인거야?

네 상태 살펴보고 네 동기한테 말해주기로 했으니까 확인만 하고 가자 ..... 너 말고도 다친 사람이 많아.

부상병: ...예, 옙... (바짝 쫄아들어선... 주섬주섬 상의를 벗기 시작한다.)

상의가 다 벗겨지고 맨살이 드러나면,

이 사람에게는 그 표식 같은 것이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실험의 부작용으로 생긴 같은 표식이 있어야 하는데···.

다카포 알피네:... (짜증가득한 표정이 된다.) 너 에버그린이랑 동기라고했지. 실험도 같이한 거 아냐?

에버그린과 다른 실험을 했나?

부상병: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늘 같은 시간에 실험대 위에 누웠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옷을 추스른다..)

다카포 알피네:없다. 멀쩡하네. 쉬었다 가라. (자라는 듯 손짓하고 다시 판엠에게 향한다.)

판엠 에버그린:(걸어오는 당신을 아주 묘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다카포 알피네:'뭐. 왜. 뭘 봐. 왜 쳐다봐. ' (입모양으로 얘기한다.)

판엠 에버그린:... ...

군내 성희롱은 위중한 사안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행동은 삼가시는게 (어쩌고저쩌고)

다카포 알피네:.... 내 응급처치가 .... 성희롱으로 보였나?

판엠 에버그린:응급처치는 무슨... (다리 외에는 벗은 몸만 보고 끝냈으면서. 작게 쭝얼대며 고개를 휙 반대편으로 돌린다.)

다카포 알피네:(나참. 질투하는 모습에 옛날 일들이 떠올라 속으로 울음을 삼켰다. 괜히 짜증내듯 판엠의 상처나 꾹 누른다.) 네 동기는 보았다시피 아주 멀쩡해. 너보다 더 멀쩡하지. 몸도 더 좋은 거 같았고.

판엠 에버그린:(상처가 꾹 눌려도 네 쪽을 돌아보지 않는다. 퉁명스러웠던 표정은 풀린지 오래다.) ...무사해서 다행이네.

...그녀석 봐줘서 고마워.

다카포 알피네:자연스럽게 반말이네, 판엠 에버그린. (의자를 드르륵 끌어다 침상 옆에 놓고 앉는다.) 걔 말고 친한 녀석이 더 있어?

판엠 에버그린:(의자를 끌어오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네쪽으로 돌린다.) ...있으면 왜. 걔네들 몸도 보러 가게?

다카포 알피네:니가 몇 번이나 더 죽으려들건가 싶어서. (지친 목과 어깨를 풀어주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기지개를 켠다. 돌아보는 너와 눈이 마주치면 웃는다.) 그리고 내가 널 몇번이나 살려야할까, 그게 궁금해서 물어봤어.

너는 모르겠지만 말야, 나한테 널 살리는 건 벌이나 다름없거든. 널 살릴때마다 내가 마지막으로 못 구한 사람이 생각나서 힘들어.

판엠 에버그린:... (입술을 달싹였다가 길게 침묵을 지킨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장담을 건넬 수 없어서다.)

다카포, 난... (다시 침묵이 길어진다.)

(할 수 있는 말은 하나 뿐이다.) ...미안해.

다카포 알피네:내 형벌이 끝나지 않을 모양이네. 어떻게하나 .... (한숨 쉬듯 웃었다.)

혹시 내 인생에 엄청 특별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거야? 그렇다면 성공했어. 한 사람을 이렇게 자주, 많이 치료해 볼 일은 없을테니까.

군의관이 누군가의 주치의가 되기도 참 힘들텐데 말야.

의사 소견으로는, 너는 매일 추적 관찰이 필요해. 아침 저녁으로 보고하러 와. 겸사겸사 나 아침에 좀 깨워주고 밤에 불 좀 꺼줘도 괜찮겠네.

판엠 에버그린:(네게 특별한 사람으로 남고싶은 건 아니었다. 다만 계속, 내내 특별하고는 싶었지.)

...말끝에 이상한 게 붙었는데.

그 정도면 그냥 집사잖아.

다카포 알피네:어쭈. 내 아래 네 위로 집합 할까?

판엠 에버그린:허. (헛웃음이 샌다.)

알겠어. 그렇게 하면 되잖아.

다카포 알피네:다쳐서 병상에 누워있더라도 나 보러 와야돼. 안 봐줄거야. 그러니 ....

다치지말고. 알았나요, 에버그린?

판엠 에버그린:(시선이 내깔린다. 드물게 부드러운 미소를 띤다.) 노력하겠습니다, 군의관 님.

*

240710 20:05 ~

부상병을 치료하느라 바빴던 하루가 지나고... 당신은 오늘도 어김없이 지하로 향합니다.

지하실의 퀴퀴한 냄새가 전날보다 더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옵니다.

복도를 거닐다보면... 수많은 방들 사이로

몇 개의 방문이 조금 열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당당하게 들여다본다.)

KP:어떻게 들여다봤을까요?

당당하게 문을 열었나?

다카포 알피네:(당당하게 ...... 열려있는 틈새로 보았습니다!)

당당하게 열려있는 틈새로 들여다보면...

코를 찌르는 썩은내와 함께...

곳곳에 널린 시체가 기이한 모습을 하고 죽어있습니다.

KP: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다카포 알피네:(시체의 몸에 판엠의 몸에서 보았던 무늬와 같은 무늬가 있는지 보일까?)

다카포 알피네

Spot Hidden

보통

성공

51vs.85

bonus / penalty

어둠에 완전히 익숙해진 시야입니다.

시체들은 모두 심장 한가운데가 뜯겨나간 채로 전신 괴사 상태가 되었습니다.

썩은 피부 위로 언뜻... 판엠의 상체에서 보았던 무늬가 보입니다.

SNAC 1d3/1d5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Sanity

보통

성공

40vs.75

bonus / penalty

rolling 1d3

(

1

)

=

1

KP:이성 -1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Sanity

보통

어려움성공

35vs.75

bonus / penalty

크틀루 신화 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Cthulhu Mythos

보통

실패

19vs.0

bonus / penalty

당신은... 이것이 단순한 실험 부작용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KP:크툴루 신화 점수를 직전 잃은 이성 값만큼 획득합니다.

더 확인하고 싶은 게 남아있나요?

다카포 알피네:(심장이 뜯겨나간 것과 괴사 외 다른 상처가 있을까?)

KP:잘 모르겠습니다.

부패가 심해서 자세한 관찰은 어렵지만.. 그외에 별다른 외상은 없어보입니다.

눈으로 봤을때는요!

다카포 알피네:... (우선 가야할 곳으로 다시 향하자.....)

복도로 나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큰 실험실에 도착합니다.

실험 준비는 이미 끝난 상태입니다.

장갑을 끼고, 실험대에 올라선 사람들을 마주하고,

배정 받은 실험체가 누워있는 실험대 앞에 섭니다.

당신은 그곳에서 판엠을 봅니다.

오늘의 판엠은... 잠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로브를 입은 사람: 상처가 아픈지 계속 앓는 소리를 내기에 잠재웠다.

다카포 알피네:실험체 상태 확인이 어려울텐데요. (눈쌀을 찌푸렸다.)

로브를 입은 사람: 아니, 문제 없다. 이대로 진행해.

오늘은 잠이 들어 있는 판엠을 상대로 실험을 해야 하는 거군요.

아파서 끙끙대고 있는 사람이면 실험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인데,

굳이 재워서까지 실험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실험이던가요?

하지만 이 부대의 소속인 이상 당신은 그들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옆에 있는 은제 트레이 위에 올려진 약물의 수가 더 늘어난 것만 같습니다.

KP:1d3 다이스 롤 해주세요

다카포 알피네:

rolling 1d3

(

3

)

=

3

지난번에는 3개 정도였으나,

지금은 거기에서 3개가 늘었습니다.

이정도 양을 투여하면 분명 신체에 해가 갈 텐데요.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옆에서 로브를 쓴 사람이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으니...

로브를 입은 사람: 시작하도록.

다카포 알피네:네, 뭐 ..... 늘 하던 일이니까요. (어떻게 이 사람의 시선을 돌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옆 방 문이 열려있더라고요.거기에 몇 사람이 왔다갔다 하던데. 옆에서도 같은 실험이 진행되고 있나요?

로브를 입은 사람: 거긴 이미 실험이 끝난 방이야.

군의관 따위가 신경쓸 일이 아니다.

다카포 알피네:거기에 있는 시체들은 다 폐기된 건가요?

아, 이것도 군의관 따위가 신경쓸 일은 아닌가...

로브를 입은 사람: (비릿하게 웃는다.)

그래, 쓸모를 다하고 폐기처분 된 것들이지.

너도 그렇게 되고 싶은가?

다카포 알피네:뭐... 이 실험체를 그만 보고 싶을 뿐이죠. 그 시체들, 이상한 무늬가 있더라고요. 실험체 모두가 그 무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 거 같았어. 그 무늬는 뭔가요?

로브를 입은 사람: ...... (차가운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내가 왜 네게 대답해주어야 하지?

무언가 대단히 착각하는 모양인데, 널 대신할 군의관들은 차고 넘쳤어.

실험을 진행하지 않을 거라면, 네가 그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야.

그리고 기다렸다는듯 나타난 여러명의 사람들이 당신의 주위를 애워쌉니다.

로브를 입은 사람: 마음이 바뀌었다면 말해.

당장 내쫓아줄테니.

다카포 알피네:잠들어있는 실험체를 대상으로 실험하고싶진 않습니다. 몸의 이상현상을 관찰하기 어려워요. 다른 실험체를 가져다 주시죠.

로브를 입은 사람: (코웃음 친다.)

끌어내.

로브를 입은 수십명의 사람들이 당신의 팔을 붙들고 강제로 일으켜세웁니다.

다카포 알피네:이 실험같은 거, 두 번 다시 참여할 생각 없으니 다신 부르지 마십쇼.

(침을 퉤 뱉는다.)

로브를 입은 사람: (얼굴 위로 침이 튄다.)

... (옆 사람이 건넨 손수건으로 천천히 닦아내더니,)

아니지. 마음이 바뀌었어.

잠시 거기 붙들어둬.

같은 실험체를 계속 붙여줬더니 그새 정이라도 든 모양인데, ...

이건 인간이 아니라 소모품이라는 걸 확실하게 깨닫게 해줘야겠군.

그는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직접 주사기를 들어 실험을 강행합니다.

당신은 이를 꼼짝 없이 지켜봐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가 첫번째 주사기를 들어 판엠의 팔에 무자비하게 꽂아넣습니다.

그리고는 성분이 불분명한 약물을 빠르게 주입합니다.

다카포 알피네:백날 천날 그 지랄을 떨어봤자 당신들이 원하는 건 못 얻을 거야. (비웃었다.)

다카포 알피네:비정상적으로 체온이 낮아집니다. 물에 젖은 사람처럼 그의 피부 표면이 축축하게 젖습니다.

판엠의 몸상태가 이상합니다.

그러나 로브를 쓴 사람은 사정을 봐주지 않습니다.

그는 두 번째 주사기를 다시 판엠의 팔에 꽂아넣습니다.

그리고는 약물을 주입합니다.

KP:자 한번 더 굴려봅시다

다카포 알피네:죽은 듯이 누워있던 그가 잔기침을 시작하더니 이내, 울컥 대량의 피를 토해냅니다.

세 번째 주사기를 집어든 그를 누군가 말립니다.

"...표식까지 생겨난 실험체입니다. 이러다 죽기라도 하면..."

"하! 실험체는 얼마든지 있어. 다시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그는 당신에게 보란듯이 세 번째 약물을 주입합니다.

KP:자 굴려봅시다

다카포 알피네:이러니까 너희의 실험이 엉망인거야. 기분 하나 제대로 못 다뤄서 어느정도 성과까지 나타난 실험체를 폐기처분하기나 하고...

불에 그을린 것처럼 주사 부위 언저리가 새카맣게 변해갑니다.

제대로 생체병기를 만들어낼 능력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도 못 잡고 무슨 부작용이 일어날지 예측도 못하고 그저 약물만 무작정 밀어넣고-

어때. 니들이 원한 게 저 다 죽어가는 시체야?

"종알종알 시끄럽군. 입에 뭐라도 물려."

다카포 알피네:(다시 로브 쓴 사람한테 침뱉는다)

그는 네 번째 주사기를 집어 듭니다. 그리고는 약물을 주입합니다.

KP:굴려봅시다

다카포 알피네:온몸이 뻣뻣해지며 경련이 발생합니다. 대발작입니다.

다섯 번째 주사기를 집어들던 그는... 판엠의 몸상태를 봅니다.

아무래도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는 주사기를 거칠게 트레이 위로 집어던집니다.

다카포 알피네:왜. 실험체는 얼마든지 있다며? 더 해.

쟤 목숨 질겨. 더 하라고.

"당장 치워."

"둘 다."

다카포 알피네:개새끼.

(판엠의 몸상태를 확인한다.)

그는 부러 당신의 시야를 가로막아 섭니다.

"여태까지 네가 해왔던 실험이잖아."

"이제와 개새끼라고?"

"웃기는군."

다카포 알피네:네가 해온 짓과 내가 해온 짓이 어떻게 같지? 내가 무작정 실험체에게 화풀이를 했던 적이 있나?

제 감정도 못 다루는 인간이 뭘 해내겠다고. 저리 꺼져.

"다를 건 뭐지?"

"주사기에 약을 재고, 팔에 찔러 넣었을 뿐이야."

"네가 늘 해왔던 것처럼."

다카포 알피네:비켜, 이 하등한 것아. 네가 뭐 대단한 임무라도 해내고 있는 것 같지? 넌 자의적으로 쟤넬 죽여가며 결과를 얻지만 나는 아냐. 나는 얘네를 살리려고 왔어. 실험을 하다보면 저 전쟁터에서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얻으려나 싶어서, 그래서 했다고. 뭐, 이제 협력할 생각 없지만.

"하하하! 너야말로 네가 무슨 대단한 존재라도 된다는 것처럼 말하는군."

"선민사상에 제대로 취하셨어."

"살리러 왔다고? 성분도, 출처도 모르는 약물을 이것들의 몸에 주입하면서?"

"말은 잘하는군 그래."

"끌고가."

그의 말을 끝으로 당신은 여러명의 손에 이끌려 실험실에서 쫓겨납니다.

당신은 아까 보았던 수많은 방 중 하나에 가둬집니다.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을 했던 바로 그 방입니다.

다카포 알피네:(주변을 살펴본다.)

KP:관찰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Spot Hidden

보통

극단적성공

5vs.85

bonus / penalty

주변을 잘 살펴보면 바닥에 무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주워본다.)

당신은 열쇠 뭉치를 주워들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열쇠를 잘 살펴본다. 용도가 쓰여있을까?)

숫자들이 적혀있습니다.

KP:일정한 숫자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아... 방의 호수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지금 갇혀있는 방을 나갈 수 있을까?)

열쇠만 맞으면 탈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들어오기 전에 이 방의 호수를 보았나요?

KP:행운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Luck

보통

실패

86vs.65

bonus / penalty

(열쇠꾸러미의 열쇠를 다 맞춰본다..)

스무개도 넘는 열쇠를 전부 맞춰봅니다.

마지막 열쇠를 끼웠을 때..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다카포 알피네:(주변을 살피고 문 밖으로 나간다.)

한 시간 정도를 투자한 끝에 당신은 탈출에 성공합니다.

실험이 한창이라 그런지 복도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다카포 알피네:(조용한 틈을 타 주변에 잠긴 방이 있는지 살펴본다.)

KP:복도 양옆으로 스무 개 정도 되는 방이 줄을 지어 있습니다.

전부 확인하기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어떤 호실의 열쇠가 제일 많이 닳았는지 확인 할 수 있을까?)

[602D], [804E], [008T], [606N], [201H]

총 다섯 개의 열쇠가 유독 마모되어 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602D 호실로 향한다.)

602D호실 앞에 섭니다. 문이 잠겨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인기척이 있는지 귀를 대본다.)

KP:듣기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Listen

보통

실패

94vs.80

bonus / penalty

내부는... 조용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요.

다카포 알피네:(정중하게 노크해본다.)

노크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집니다.

... 고요하기만 합니다.

다카포 알피네:(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철제 문이 천천히 열립니다.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살피면,

이곳이 간이 실험실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놓여 있습니다.

무너진 실험대, 깜빡거리는 실험대의 조명, 널브러져 있는 주사기와 약병, 무딘 칼날.

그리고 가슴 정중앙에 칼이 꽂힌 채 죽어 있는 로브를 입은 사람들.

무슨 이유로 죽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시신이 제법 오래되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벽 쪽에는 테이블이 있고, 테이블에는 수없이 많이 쌓여 있는 종이들이 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혹시 모르니 죽어있는 시체들에게서 칼을 하나 빼앗아 챙긴다.)

눌어붙은 피가 묻어있는 칼을 챙겼습니다.

다카포 알피네:(테이블 위의 종이를 살펴본다.)

피가 튀고 글자가 번진 종이가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종이는 한 장 뿐입니다.

다카포 알피네:(한장을 읽어본다.)

누군가의 연구 기록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연구 기록을 챙긴다. 더 살펴볼 게 있을까?)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없어보입니다.

다카포 알피네:(804E로 향한다.)

804E호로 향합니다. 문이 잠겨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열쇠로 문을 열어봅니다.)

철제 문이 열립니다.

비교적 깨끗하게 정리된 방입니다.

깔끔한 책상 위에 작은 상자 하나가 올려져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상자를 열어본다.)

상자 안에는 두 사람이 찍힌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곱슬머리의 환히 웃는 여성과 긴 직모의 여성이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입니다.

사진의 뒷장에는 문장 하나만이 적혀 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매그놀리아에게. 내가 죽거든 꼭 목련 즙에 나를 담아 주길.]

해당 문장의 필체가... 익숙한듯도 싶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어디서 보았던 필체인지 떠올려보자 ...? )

KP:지능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Intelligence

보통

성공

39vs.65

bonus / penalty

당신은 불현듯 떠올립니다.

아까 보았던 연구기록의 필체가... 이것과 비슷하지 않았나?

다카포 알피네:(이 방에 더 살펴볼 게 남아있을까? )

달리 눈에 띄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카포 알피네:(008T호로 향한다.)

008T호로 향합니다.

문이 잠겨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열쇠로 엽니다.)

철제 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보이는 작은 방안에는,

금고 하나만이 덜렁 놓여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금고의 열쇠와 맞는 열쇠가 있을까?)

금고에는 열쇠구멍이 없습니다.

다카포 알피네:? (금고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평범한 금고입니다.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특수한 장치로 잠겨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상단부에 작은 구멍이 나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우선은 건너뛰고 606N호로 간다.)

606N호로 향합니다. 문이 잠겨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열쇠로 엽니다.)

두꺼운 철문이 열립니다.

이 방은... 어째서인지 텅 비어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삼면의 벽 뿐입니다.

다카포 알피네:(세 면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본다.)

KP: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Spot Hidden

보통

어려움성공

25vs.85

bonus / penalty

벽을 자세히 살피면... 유독 한 부분만 크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벽을. ....... 힘으로 부술 수 있을... 까?)

KP:손이... 아프지 않을까?

다카포 알피네:.... (몸통박치기?)

KP:몸통박치기...?

해봅시다... 근력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Strength

보통

극단적성공

5vs.65

bonus / penalty

당신은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벽으로 온몸을 날립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엄청 아프고...

벽이 회전합니다.

벽 안쪽에 숨겨져 있던 공간이 드러납니다.

길고 긴 복도가 펼쳐져있네요.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복도 끝으로 뛰어간다.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당신은 달립니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통로가 넓어지며... 층고가 훌쩍 높아집니다.

끝에 다다르면 보이는 것은 바로, 목련나무들입니다.

이런 지하에서 어떻게 목련을 키운 것일까요.

자세히 살펴보면 저 멀리 한가운데 빛나는 것이 있습니다.

스스로 빛을 내고 있는 광물입니다.

그 광물로부터 하여금 에너지를 받아 나무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광물 아래, 무언가 반짝이는 빛이 당신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듭니다.

다카포 알피네:(반짝이는 빛을 자세히 살펴본다.)

작은 유리병입니다.

다카포 알피네:(챙긴다.)

빛 가루가 반짝이며 불투명한 흰 액체가 담긴 병 속에서 요동치고 있습니다.

유리병을 챙겼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금고가 있던 방으로 돌아간다.)

다시 이전번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금고는 여전히 자리에 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금고의 구멍에 .... 유리병 안에 있는 흰 액체를 부어본다... 콸콸..)

구멍을 따라 액체가 흘러들어갑니다.

콸콸.. 붓는 바람에 조금 넘친것이 금고의 옆면을 따라 흘러내립니다.

다카포 알피네:(금고를 열어보자!)

조금의 정적 끝에 달칵이는 소리와 함께 금고 문이 열립니다.

안에는 작은 약병이 들어있습니다.

약병의 옆에 쪽지 하나가 같이 놓여있군요.

다카포 알피네:(쪽지를 확인한다.)

[모든 것을 치유하고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신의 힘을 담은 것. 대가는 당신의 현재이다.]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었는가? 준비되지 않은 이는 받아낼 수 없다.]

알 수 없는 말이 적혀있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우선 약병과 쪽지를 챙긴다. 밖으로 나가자.)

밖으로 나옵니다.

다카포 알피네:(판엠을 찾으러 가자...)

KP:방을 다 돌아봤던가?

다카포 알피네:(201H호로 간다 ~!~!)

201H호로 향합니다.

역한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누군가 생활했던 방인지 침대와 책상이 있고,

이불 위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잠에 들면 말라는 계시일까요.

다카포 알피네:(책상에 살펴볼만한 게 있을까?)

먼지만 쌓여있습니다.

당신이 책상을 들여다보는 사이,

바깥에서 크게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다카포 알피네:오....... (귀기울인다.)

두 사람에서 세 사람 정도 되는 목소리가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A 구역의 실험 결과는 어떠하지?"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서너 명 정도 기절한 것 같더군. B 구역은 어때."

"나약하기는... 이쪽은 한 명 빼고 모두 양호해. 한 명이 중상을 입어 실험에 영향을 준 게 조금 걸린다만..."

"중상을 입어?"

"그래, 전쟁통에 아군을 구하려고 뛰어들었다가 당한 모양이던데. 아깝게 됐어. 이렇게 남을 위하다 실험에 지장을 주면 안 되는데 말이지. 표식을 다른 이에게 심을 걸 그랬나?"

"그만한 사람도 없지 않았나. 그래도 그자가 아니었다면 실험이 여기까지 오진 못했을 거야."

"그렇기야 하지. 판엠 에버그린, 그자가 얼른 회복이 되어야 할 텐데."

"적어도 이틀 뒤까지는 회복이 되었으면 좋겠군..."

창문이 없어 그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판엠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이 실험에 가담한 이들이라는 것이겠죠.

그러다 문득 문 앞에 멈춰서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KP:행운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Luck

보통

어려움성공

16vs.65

bonus / penalty

"여기 문이 원래 닫혀 있었던가?"

"뭐, 닫힌 문이 한두 개여야지."

그렇게 이야기하고서 그들은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그들이 지나가고 다시 정적이 찾아듭니다.

다행히 들키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말입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판엠을 찾아나설 수 있을까?)

KP:흠..

행운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Luck

보통

실패

82vs.65

bonus / penalty

멀리서 또다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둬뒀던 군의관 하나가 사라졌는데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나?!"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실험체 하나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럼 말할 때가 아니라 찾으러 가야지, 뭐 하는 거야! 뿔뿔이 흩어져서 찾는다. 발견하면 생포해 와!"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이 크게 호통치자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이 가운데서 잡히면 지금까지의 행동에 대해 추궁당할 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사람들의 소리가 줄어들면 .... 밤이 되면 판엠을 찾으러 나간다. 일단은 소리를 죽이고 숨어있는다.)

좋습니다. 일단은 이곳에 은신하기로 합니다.

밤이 될 때까지요.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

240713 20:30~

밤이 깊었습니다. 바깥에서 분주하게 들려오던 발소리도 잦아들었습니다.

축축하고 퀴퀴한 지하실에 적막이 감돕니다.

어떻게 할까요?

다카포 알피네:(여길 탈출할 만한 구멍이나... 그런 게 있는지 주변을 살펴본다.)

눈에 띄는 틈은 없습니다.

이 방에서 나가는 길은 철제 문 하나 뿐입니다.

다카포 알피네:(당당하게 걸어나간다.)

진짜로...?

다카포 알피네:..... (밖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지 철제 문에 귀를 대고 들어보자...)

조용합니다...

다카포 알피네:(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을 살핀다.)

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대로 나가볼까요?

다카포 알피네:(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갑니다.)

자연스럽게 은신하고 있던 방 바깥으로 나섭니다.

몇 걸음을 걸었을까요,

뒤쪽에서 당신의 팔을 붙드는 힘이 느껴집니다.

판엠 에버그린:...드디어 찾았네.

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서있는 것이 고작인듯한 안색을 하고 있는 판엠입니다.

낮 동안 그렇게 실험을 당했는데, 컨디션이 나쁜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다카포 알피네:.... (우리가 여기에 같이 서있는 걸 그 로브 쓴 미친놈이 봤다간, 상황이 안 좋아질 게 뻔하니.... ) 나도 너 찾고 있었는데. 일단 좀 숨을까?

판엠 에버그린:...... (물끄러미, 구석구석 바라본다. 다친 곳은 없는지 살피듯이.)

(얼추 확인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인다.)

...따라와.

다카포 알피네:이제 상관한테 명령도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하곤 고갤 끄덕인다.)

그가 앞장섭니다.

고작 2층밖에 되지 않는 건물의 어느 방 안. 유리창 너머가 시끄럽습니다.

전쟁이 이어지며 들리는 대포와 폭탄의 피폭음. 쉴 새 없이 연사되는 총소리와 비명.

그 사이에서 판엠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엽니다.

판엠 에버그린:...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어?

다들 당신을 찾겠다고 혈안이야. 알아?

다카포 알피네:뭐... 누구한테 뭘 들었는진 모르겠지만 말야... 날 찾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는 걸. 내가 인기가 좀 많잖아.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판엠의 몸상태를 눈으로 체크했다.) 깨어난지는 얼마나 된거야?

판엠 에버그린:지금 그딴 게 중요해? 당신을 찾으면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어! (다그치듯 이야기한다. 제가 언제 눈을 떴건 그건 중요치 않다. 적어도 이 상황에서는.)

다카포 알피네:질투가 많더라고, 그 사람. 아무래도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 내가 네 편을 들었더니 얼마나 추하게 질투를 하던지... (잘 된일이야.) 너도 이번에 뼈저리게 겪었으니까 알지? 그런 실험은 그만둬. 이제 내가 거기서 널 돕긴 글렀으니, 다음엔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날지 몰라.

내 손목을 하나 잘라가는 건 어때? (왼 손을 들어보인다.) 그냥 죽고싶진 않고, 네가 자리를 비웠던 명분이라도 뭐 채우려면... 내가 수류탄에 죽었다, 건진 건 손목뿐이다 - 이런 핑계를 대면 될 거 같은데.

판엠 에버그린:(거칠게 네 왼손목을 붙잡는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는 것은 표정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테다. 붙잡은 손목을 부러트릴 듯 세게 쥐고 있었으니까.)

계속 그렇게 헛소리만 할 거야?

네가 뭔데 나를 도와. 네가 왜.

(그들이 시키는 대로 했으면 상황이 이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곧 죽을 위기에 처하지는... ...)

다카포 알피네:아파, 이거. (순간적으로 표정을 찡그렸다. )

아직 헛소리 덜 끝났으니까, 내 얘기 잠깐 들어줬으면 좋겠어.

아니, 내 얘기 들어.

네가 당하고 있는 실험에 대한 기록을 .. 짧지만 봤어. 이대로 네가 실험을 더 당했다간 안 좋은 결과를 얻을지도 몰라. 내가 널 확실히 살려낼 능력같은 건 없지만, (오른 손으로 주머니를 뒤져, 금고에서 꺼낸 유리병을 네게 건넨다.) 이게 네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나는 도망갈거야.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건 보고싶지 않거든.

판엠 에버그린:고작 이게 아프면서, 손목을 잘라가라고? (기가찬듯 웃는다.)

(순순히 손목을 놓아주었다.)

예후가 좋지 않은 실험인 걸 내가 모르고 지원했겠어?

네가 왜 그런 것까지 신경 쓰느냐고.

... (내밀어진 유리병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다시 네 얼굴을 본다. 받을 생각이 없다는 듯이.)

다카포 알피네:너는 바보니까 누가 시켰겠지. 다른 사람이- ... 뭐, 네 사람들이 이 실험에 참여했다가 안 좋은 결과를 얻느니, 네가 실험에 참여하는 게 나을거란 결론을 내렸을 거 아냐.

받아. 이거 주울 때, 모든 걸 치유하고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고 했어.

나는 .... 옛날에 못 지킨 사람을 따라 떠날거야. 너는 네 현재를 지켰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서 이게 너한테 필요할거라고 생각해서 챙겨온거니까... 받아주라.

판엠 에버그린:(그런 숭고한 이유가 아니었다. 제 선택에 대의는 조금도 섞여있지 않았다. 그저,) ...널 보고 싶어서였어. 실험에 자원하면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비참한 고백이다.)

넌 모르겠지만, 내겐... 네가 소중해. (그런데 너는 속도 모르고 자꾸 누군가를 따라가겠다고 말한다. 도저히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되지도 않는 누군가를...)

(약병을 쥔 손을 소중히 쥐어 네 가슴 쪽으로 밀어준다.)

그러니까 ...이건 널 지키는 데 써.

다카포 알피네:...아, 그러면 안 되는데. (눈 앞의 판엠 에버그린은 분명 내가 알던 판엠 에버그린이다. 그의 말씨, 성정, 모든 게 과거의 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다만 '나의 판엠'은 이미 잃었으니, 그 시점에서 내 눈 앞에 서있는 내가 잃지 않은 판엠은 나의 판엠이 아니다. 그리고 나의 판엠이 아니여야 했다. 나의 판엠이 되었다간 결국 다시 죽어버릴테니까. )

아니, 너는 이 걸 가지고 날 떠나야해. 그래야 네가 살아갈 수 있을거야.

나는 이제 그만 괴롭고 싶어. 지쳤어. 네가 살아야 내가 안 괴로울 거야...

판엠 에버그린:(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사람 마냥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반쯤 벙찐 얼굴로 너를 바라보고 섰다. 전혀 생각치도 못했다.) ......내가 너를 괴롭게 해? (더듬더듬 말을 뱉는다. 네 마음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아주 조금만, 같이 있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것이었다.)

다카포 알피네:나는 말이야, 판엠 .... 사람같은 거 구하고 싶지도 않았어. 그냥 어쩌다보니 군의관이 되어서 이렇게 살았어. 그러다가... 그러다가 정말로 구하고 싶은 사람이 딱 한명 있었는데.

그 사람이 너랑 너무 많이 닮았어. 아마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닮은 것 같아.

어쩌면 나를 좋아하는 것도 닮았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

나는 죽은 애를 잊고 그냥 너랑 같이 있고 싶다는 욕심이 자꾸 생겨. 그래서 괴로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내가 잊으면 안 되는 거잖아...

그래서 그냥 네가 날 잊고 건강하게 잘 .. 그냥 잘 살아갔으면 좋겠어. 나는 그만 괴로울테니까, 너도 죽지않고 건강히... 그냥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판엠 에버그린:(머리 위로 쏟아지는 네 말들이 무겁다. 고개를 툭 떨군 것은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함부로 잊으라 말할 수도 없다. 마음을 밀어 열고 들어와 인생의 한켠을 차지하게 된 사람이 얼만큼 소중한지 잘 알고 있으니까.)

(천천히 시선이 들린다. 네 얼굴이 보인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죽어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면,

너도... 멋대로 죽거나 하지 않을 거지.

계속 도망쳐서, 끝까지 살아남을거지.

판엠 에버그린:약속해.

다카포 알피네:(네 고개가 툭 떨어지자 저도 모르게 다음 행동을 상상했다. 안아주고 싶다. 판엠은 괴로울 때 저랬는데. 지금 많이 힘든 거 같은데... )

... (하지만 다 나 때문이니까, 너를 위로해주는 모습을 머리로만 그렸다. 여기서 너를 더 좋아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버텼다. )

응. 나 죽는 거 무섭거든. 어떻게든 살아남을거야.

(그리고 네가 듣고싶어할 대답을 했다.)

... (예전처럼 안아보고싶어서 잠깐 머뭇거렸다.)

판엠 에버그린:... (바라던 대답을 들었음에도 불안이 가시지 않는 건 왜일까.)

(머뭇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겨우 손을 쥐었다. 고작 두 손가락을.)

... 가자.

혼자서 빠져나가는 건 무리야. ...중간까지만 같이 갈게.

다카포 알피네:아니, 괜찮아.

나는 할 일이 있거든. 그러니까...

음... 나, 뭐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판엠 에버그린:... (이 상황에 무슨 할 일. 미간이 슬 좁아든다.)

뭔데?

다카포 알피네:음... (눈물 참듯 잠깐 하늘을 쳐다본다. 눈 마주하고 씩 웃었다.)

다카포, 나 잘 다녀왔어. 하고 한 번 안아주면 안될까?

판엠 에버그린:너 진짜, ... 이상해.

(양팔을 벌린다. 머뭇거리다가, 이내 끌어안는다.)

(있는 힘껏.) ...다녀왔어, 다카포.

다카포 알피네:(너를 꼭 끌어안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잠시 숨을 멈춘다. 지금의 너를 온 몸에 흡수라도 시키고 싶은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

고마워. (몸을 떼고 네 눈을 피해 의무처럼 말을 잇는다.)

이제 됐어. 네가 나랑 있었던 걸 저쪽에서 알 게 되면 너도 무사하진 않을거야. 그러니 나랑은 만난 적 없는 척 하는 게 낫겠어. 나도 그럴테니까.

약.. 꼭 먹어. 그거 나름 힘들게 구했다?

판엠 에버그린:... (시선이 금세 어긋난다. 조금이라도 더 마주보고 싶었는데.)

(손에 들린 약병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뗀다.)

...내 걱정할 때야?

중간까지만 같이 가.

...하려는 일이 뭔데.

다카포 알피네:....... (볼 긁적인다.) 사실대로 말하면 너 나랑 끝까지 가려고 할텐데..

내가 뭘 말하든 그냥 중간까지만 같이 가기로 해. 너는 네 갈길 가는거야. 알았지?

판엠 에버그린:... ... (뭐지. 뭘 하려고...)

(미심쩍은듯 눈매가 가늘어진다.)

...알겠어.

다카포 알피네:로브 쓴 새끼 족치고 가려고....

판엠 에버그린:...라는 말 취소.

뭘, 누굴 친다고?

다카포 알피네:나 군의관이긴 해도 저격 진짜 잘 하거든?

진짜 멀리서 쏘고 갈게........?

판엠 에버그린:...기각.

다카포 알피네:거짓말이였어. 짜잔. 놀랬지?

판엠 에버그린:...............

내가 바보처럼 보여? (손목을 붙들고 질질 끌고 간다.)

다카포 알피네:너 바보잖아. 누가 나 보고싶다고 그 미친 실험에 자원해? (.... 얌전히 질질 끌려간다. 판엠의 소총을 뺏을 생각이나 해본다. 어떻게 빼앗지?)

KP:민첩판정

다카포 알피네:

다카포 알피네

Dexterity

보통

성공

56vs.60

bonus / penalty

KP:

판엠 에버그린

Dexterity

보통

극단적성공

4vs.60

bonus / penalty

소총에 손을 대자마자 귀신같이 알아챈 판엠이 당신을 노려봅니다.

다카포 알피네:....

판엠 에버그린:...

뭐하냐?

다카포 알피네:아 잠깐 어지러워서 .....

판엠 에버그린:.......

그렇다치자. (포기한다.)

다카포 알피네:진짜 총 잠깐만 빌려주면 안돼? 걔만 족칠게. 진짜로.

판엠 에버그린:말이 되는 소리를 해.

거기 지금 널 찾겠다는 사람이 수십명도 더 깔렸어.

그 사람 찾으러 가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 없어.

다카포 알피네:(그래서 가는건데, 하는 생각이나 했다.)

판엠 에버그린:(그런 생각은 전혀 모르는 채로 걸음을 재촉한다.)

...아.

지하실 나오기 전에 서류들 챙겨나온 게 몇 개 있는데... 읽을래? (건물 한켠에 놓아둔 서류뭉치를 가리킨다. 탈출하기로 한 마당에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다카포 알피네:....... 중요한 거야? 너 그거 지금 마시면 읽을게.

판엠 에버그린:...아직은 버틸만해.

나중에 마실게.

...중요한지는, 글쎄. 나는 잘 모르는 내용 뿐이라.

다카포 알피네:(우선 서류 뭉치를 주워 읽어본다.)

대부분 실험에 관련된 이야기들 같습니다.

찬찬히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다카포 알피네:어..... 계획 변경

판엠.. 너 여기 남으면 안 될 것 같네. 나랑 도망갈래?

판엠 에버그린:...뭐?

갑자기 왜?

너 나랑 같이 있으면, ... (말끝을 흐리고 입을 다문다.)

다카포 알피네:나랑 같이 도망가서 그냥 건강하게 .... 잘 살래, 아니면

그 뭐라고 해야할까......... 사람 죽이는 이상한 괴물..될래?

난 네가 여기 남으면 그래도 잘 살아남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널 여기 두고 가려고 한 건데, 안 되겠어. 너 여기 있으면 안될 것 같아.

판엠 에버그린:......나야, 너랑 같이 갈 수 있으면...

좋아, 좋은데...

네가 괴로워지는 건 싫어.

나랑 같이 있기 힘들다며.

다카포 알피네:....... 죽을때까지 괴로울거야. 네가 좋은 만큼 괴롭겠지.

근데 네가 엉망으로 죽는 게 더 괴로워, 나는.

네가 엉망으로 죽어버리면 나는 저 자식들 다 죽이고 자살할거야. 그 편보단 나을 거 같아.

판엠 에버그린:...제발 그런 소리 좀 하지 마.

(입술을 다문다. 침묵이 길어진다. 네가 그 모든 걸 감내한다고 해도, 과연 제가 버틸 수 있을까. 제 곁에서 괴로워하는 네 모습을... 언제까지 두고 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인간은 결국 제 욕심을 우선시 할 수밖에 없는 족속인지라... 고민은 길지 않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가.

가자.

같이.

다카포 알피네:(네 손을 꾹 잡았다.)

응, 같이.

판엠 에버그린:(손을 맞잡는다. 놓치지 않도록, 세게.)

우리는 영원히 도망치기를 선택했습니다.

비밀도 알지 못하고 이유도 알지 못하는 채로 살아가는 것은 꼭 나쁘기만 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판엠만 살아있다면, 살려둘 수 있다면 어떠한 결과가 당신을 덮쳐와도 괜찮습니다.

그러니, 당신과 그는 척박한 땅을 밟고 앞으로 달립니다.

"저 자들을 잡아!"

"붉은 머리는 생포해야 한다! 다치게 하면 안 돼!"

저들보다 빨리 달려야 하는 두 사람의 숨은 고르지 않습니다.

얼어버린 땅이 미끄럽고 풀과 흙을 밟는 소리가 큽니다.

추운 겨울의 공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가 뜨거운 숨으로 바뀌어 나오는 것이 수도 없이 이어집니다.

풍경이 정신없이 여러번 뒤바뀌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고요한 산 속.

빽빽하게 늘어선 앙상한 나무들의 사이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살갗에 닿아오고 점점 세지는 눈발을 바라보며 우리는 산의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갑니다.

걷고 걸어, 혹은 달리고 달려 그들의 눈을 피하고 사는 것만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앞으로 한평생 우리는 이렇게 쫓기고 살겠지요.

눈이 쌓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를 감추듯, 거세게 흩날리는 새하얀 고요는 조용히 다가오는 멸망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니, 어쩌면 정말로 멸망이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새겨진 표식이, 그에게만 있으라는 법 없으니.

그러니 기다립시다.

무력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요한 멸망을.

그들이 가져올 세계의 마지막을...

함께.

END1. 위선의 겨울로부터

세상은 100일 뒤 멸망합니다. 그 멸망 속에서 우리는... ...

*